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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 7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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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작성일19-01-26 09:17 조회8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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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노인 = 75세'
입력 2019.01.26 03:11

병원에서 나이 든 환자에게 "어르신!" 하고 부르면, "내가 왜 어르신이냐?"며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요즘 여행사 관광 상품에 '실버'나 '효도' 이름 붙이면, 파리 날리기 십상이다. 아직 청춘인데 노인 느낌 나는 게 싫은 게다. 일본에선 노년내과를 종합내과로 바꾸거나, 고령자 클리닉이라는 간판을 단다. 경로석 대신 '우선석'이라는 말을 쓰고, 돋보기를 루페(loupe·확대경)라고 부른다.

▶일본 스포츠청은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매년 65세 이상 노인 수만 명을 대상으로 체력과 운동 능력을 조사해왔다. 윗몸 일으키기 횟수, 옆으로 갔다 왔다 뛰기 속도, 한 발로 서는 시간, 악력(握力)을 측정한다. 그 결과, 2017년 70~74세의 체력 점수가 2002년 65~69세보다 높다. 지금 70대는 15년 전 60대라는 얘기다. 70대 후반의 체력 점수는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계속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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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은퇴한 60대가 현역 50대보다 건강해 보인다. 운동 의지가 높은 데다 시간 여유로 운동 횟수도 많다. 예전보다 잘 먹는다. 고령자에게 남아 있는 치아 수가 늘었고, 임플란트도 기여한다. 의료 서비스 문턱도 낮아졌다. 그 덕에 72~74세가 되어서야 자립도가 떨어져 남의 도움이 필요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이 시기부터 노인이라고 본다. 그래서 '70까지는 노동부, 75부터는 복지부 소속'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엊그제 현재의 65세로 정한 노인 기준 나이를 올리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노인 나이는 정년·연금·고령 일자리·복지서비스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19세기 복지 개념이 등장할 때 나온 '65세=노인'을 21세기에서도 쓰는 건 큰 엇박자다. '고령화 선배' 일본은 연금 수령 나이를 늦춰가고, 75세를 기준으로 전기·후기 고령자로 나눠 의료복지 정책을 달리하고 있다.

▶젊은 세포와 늙은 세포에 각각 강한 자외선을 쪼였더니 예상과 달리 늙은 세포는살고, 젊은 세포가 죽었다. 장수 (長壽) 의학자 박상철 교수는 "노화는 죽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생존의 수단"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잘살기 위해 늙는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노화에 저항하는 '항(抗)노화(안티 에이징)'가 아니라, 늙음에 순응하는 '향(向)노화'라는 개념이 있다. 고령 사회에서는 몸의 변화에 맞춰 사회 제도를 바꾸어 가고, 늙어감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야지 싶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25/20190125031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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